한때 염세주의일까 허무주의일까에 빠져있었을까. 철학은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기에 나무위키나 슬쩍 읽어본 느낌으론 그런거 같다.
학교를 다니면서, 또 커뮤니티를 보면서 사람이라는 것에 지쳤었고, 죽음 이후 아무런 의미없는 인생에 회의감을 느꼈었지. 40살에 편안히 안락사하는것이 내 인생 목표인적도 있었어.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면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나 하고싶은거나 하면서 살다가 그렇게 죽는게 가장 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 뭐 그런 무의미한 인생인데 나 재밌는거, 나 즐거운거나 해보지 하면서 이런저런 내가 하고싶었던걸 적었었지
여러가지 하고싶은게 많았지만, 그나마 현실적으로 당장할 수 있는건 별 보러다니기 정도. 밤에 렌트카 하나 빌려서 적당히 근처 산에 올라가거나, 그게 힘들면 그냥 학교 제일 높은 건물 옥상에서 구경하거나. 그렇게 다니다 보니 문득 세상이 너무 아릅답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별 하늘이 너무 예뻤고,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충족감이 느껴졌어. 그러다가 문득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을 나갔는데 아침 공기의 향과 분위기가 너무 아름다웠어. 그런 광경을 몇번 보다보니 의욕도 돋고 한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더라.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냥 조금 지쳤던거 같네.
아무튼 그래서 기존의 염세주의인지 허무주의인지 모를 것들을 버리기 위해서 나 혼자 많이 고민했었어. 의미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내 존재 의미는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유튜브도 몇개 봤지. 블로그에도 그 유튜버 글을 하나 올렸었어. 지금 보니 완전 게을렀네. 저때 실존주의 같은 키워드를 듣고도 제대로 공부도 안했으니.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어. 그래 이 세상에 아무런 의미도 없이 던져졌는데, 내 스스로 의미를 찾고 내가 인생이 주인이 되어서 나아가야겠다. 뭐 이런 느낌의 생각이었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던 와중 옛날(유튜버 관련 글을 올릴때-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에 공부를 해볼까 하면서 샀던 필로소피랩 이라는 책을 한번봐보자 하면서 살펴보았어. 그런데 마침 또 실존주의 파트가 있는거야. 여러 철학자들의 실존주의에 대한 생각을 재미있고 짧막하게 풀어놓은 책이었는데, 읽다보니 내가 고민하던 부분이랑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고, 내가 결론을 내린 것과 비슷한 생각이더라고( 종교적인 관점은 제외하고). 아 이런게 실존주의를 말하는거구나. 내가 유튜브에서 깔짝거리며 본 영상들이 실존주의를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되었지. 그런 영상이나 글들을 꾸준히 찾아봐서 영향을 받았을거라 생각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책에서는 다양한 철학자들을 소개하면서 실존주의에 대해 말해주지만. 난 특히 사르트르의 이야기들이 맘에 들었어. 니체와 좀 더 과거의 철학자들에게는 결국 종교나, 사르트르가 말하는 '실존이 본질보다 앞서있다'에는 반하는 이야기인것 같더라. 나는 확실한 무신론자라서 그들의 이야기는 공감이 조금 어려웠어. 카뮈의 이야기는 음.. 뭐랄까 조금 암울하다고 해야할까. 부정적인 상태를 강조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일까? 정서적으로 안끌리더라고. 또 이 책에서는 카뮈가 우리 내면에 무의식적으로 정한 우리의 기준이 있다고 하는것 같아. 이것 자체가 무의식이라는 내 이성이 닿지 않는곳(물론 인간이라면 어쩔수 없겠지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게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고. 그 중에서도 내 자신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르트르가 맘에 들었던 것 같아. 종교를 부정하고, '실존은 본질보다 앞서있다'라는 개념을 내세워 내 자신만이 인생의 주인이다 라는 정신이 굉장히 맘에들었어. 물론 이 책은 정말 짧게 소개하는 책이라 내가 오해하거나, 다른 부분이 있을거야. 근데 그건 또 나중에 다시 읽고 또 이야기를 해보면 되지 않을까.
책을 읽고 이런 생각들을 했어. 굉장히 짧막한 이야기들과 챕터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된것 같네. 아직 예술, 사회와 인간관계, 종교와 형이상학, 문학과 언어 등등.. 재밌어보이는 주제들이 남았어. 특히 난 이번 실존주의 챕터에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다른 챕터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내 또 다른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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